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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8

벚꽃은 네가 그 때 뭐라고 떠들었는지 알고 있다. 낮 기온 20도, 완연한 봄이다. 큰 도시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곳곳이 아파트 단지 일색이다. 그리고 도로가 있는 곳에 일정한 간격을 하고 늘어선 가로수는 거의 벚나무다. 벚꽃, 북반구의 온대 지역의 벚나무에 피는 꽃. 4월의 초인데 내가 있는 부산에는 벚꽃 잎이 눈처럼 내린다. 도롯가에는 하얗게 꽃잎들이 뒹군다. 마치 녹지 않은 눈같이 소복이 쌓여 있다. 2024년은 4월은 흩날리는 꽃눈 사이로 스피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 표라고 더 모으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거 유세차의 방송 소리는 봄 가운데 서성거린다. 4년 만에 국회 의사당 좌석 채우기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해외에서 살고 있는 나는 대한민국 1년 살기 중이다. 운 좋게도 총선을 보고 느낄 수 있어 좋긴 한데, 투표권이 없다는 것이 너.. 2024. 4. 7.
[오늘의 책]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이사를 할 때, 옮기기 가장 버거운 짐이 바로 책이다. 자칫 큰 박스에 대책 없이 책을 채워 넣다 보면 들 수 없을 정도의 무거운 박스가 되어버린다. 책이 서재에 꽂혀 나의 선택을 기다릴 때의 모습과는 달리, 집을 이동할 때는 그만큼 부담스러운 짐이 없다. 책을 짐으로 더 늘리지 않기로 하면서 몇 가지 대책을 세웠다. 1. E-Book을 사기로 마음먹었고 2. 도서관을 이용해서 대여해서 보기로 했으며 3. E-Book 대여 가능한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독서하며 기록하는 습관과 이 세가지 방법에서 잘 선택하여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자. 굳이 종이책을 사서 삶의 공간을 차지하게 할 마음이 없다. 내 공간은 짐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세워 짐을 줄여가야 한다. '나도 이제 그럴 때가 된 것이다... 2024. 3. 17.
[레트로] 새마을호 열차 서울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새마을호의 정차역 이름들. 영등포, 수원, 평택, 천안, 조치원, 대전, 영동, 김천, 구미, 왜관, 대구, 동대구, 경산, 청도, 밀양, 구포, 그리고 부산. 다양한 색깔의 도시에 대한 정보가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지 않다. 도시는 인간과 함께 호흡하기에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았다. 아무리 세상이 비슷해져간다고 해도 말이다. 그렇게 도시는 사람과 함께 성장했고, 사람을 품고 있다. 나는 새마을호가 정차하는 곳들을 여행 다닐 계획을 세운다. ################################################################### 네덜란드 우리 집에서 잠시 머물고 있는 부산 어머니 댁까지 가는 시간은 꼬박 .. 2024. 3. 15.
착한 사람 컴플렉스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계획하지 않은 일이 발생하고, 그 일에 집중하다 보면 내 삶의 궤도가 바뀌는 일이 생긴다. 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거절을 쉽게 잘하는 성격이 아니다. 늘 입버릇처럼 전생에 무수리였을 것이라고 되뇌곤 했는데, 그런 말이 내가 걷는 인생길에 큰 도움이 되거나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진 않았다. 누군가가 부탁하면, 꼭 해줘야겠다거나,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능력 밖의 일에 매몰되기 일쑤였다. 결국 나는 삶의 질이 뚝 떨어질 만큼의 병을 얻었고, 그 병으로 인해 네덜란드에서 한 번, 한국에서 한 번의 수술을 했다. 죽을 만큼의 병은 아니었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밤을 새고, 몸을 혹사하면서 얻은 병이라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없을 만큼의 몸..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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