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의 이사,
국가간 이주, 그리고도 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캐리어에 가득 담고 다니는 짐.
미니멀 라이프는 내가 죽을 때까지 한 번은 살아볼 수 있는 삶일까 싶을 정도로 뭐든 많이 이고지고 다니기로 유명한 나.
학교 책가방이 가장 무거운 사람이 상을 받을 수 있다면 아마도 난 매년 상 받는 학생으로 살았을텐데 싶다.
그토록 많은 것들을 이고지고 다닌 덕에 나이들면서 여기저기 쑤시는 곳도 많아졌다.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짐 없이 단촐하게 가볍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바로 마음이다.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방문한 친구는 우리 집에서 10일을 묵기로 하고 네덜란드에 들어왔다. 그녀의 캐리어는 가장 작은 것.
단촐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가방과 모습에 놀랐고, 집으로 와서 그녀가 여는 가방 내용을 보고 놀랐다.
삶을 산다면 단촐함 속에 계획이 모두 들어나 보였다.
물론 겨울이 아니어서 무거운 옷들이 없는 것이 최소의 짐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그녀가 말하지만
그녀의 계획과 생각의 촘촘함은 여행 다닐 때 그녀의 가방 속에서 가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가장 큰 사이즈의 가방 두 개와 핸드 캐리까지 끌고 다니는 내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된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읽지 않을 수도 있는 책들, 입지 않을 수도 있는 옷들, 쓰지 않을 수도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들...
엄청난 양을 들고 다니는 내 모습을 본 남편은 캐러반을 샀다.
차 뒤에 붙여 끌 수 있는 캐러번은 여행을 다닐 때 나를 조금은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짐은 점점 늘어나고, 결국 이제는 캐러번도 짐이다.
그렇다면 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마음이다.
쓰지 않을 수도 있는 이라는 전제가 붙은 것은 아예 내 짐에서 빼는 것이다.
마음 다이어트를 해야한다.
마음 다이어트는 방법이 필요하다. 어떻게 마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이제부터 열심히 내 마음을
파고 들어야겠다. 세상 사는 방법은 배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나에게 맞게 변화시키고 나에 맞는 삶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려니,
여행을 다니는 짐에서도 내 마음이 보인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들어다보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짐 때문에 힘들고 버거웠던 여행이
그야말로 내 몸 하나만으로도 내 머리 속과 마음에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참 여행으로 변화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그래도 말이다.
그 짐, 거들어주는 사이트가 생겼다.
<아래는 찾고 뒤지다 마침내 알게 된 정보>
이번 여행에는 큰 가방을 공항까지 먼저 보내둘 예정입니다.
이 서비스를 친구에게 듣고, 무릎을 딱 쳤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다니지 않는 여행을 늘 꿈꿨는데
한국에서는 가능하군요.
이번 여행은 좀 수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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